피씨파이(PC-FI)란 PC와 하이파이의 합성어로 PC(컴퓨터)를 통하여 하이파이를 하는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신조어입니다.
하이파이라는 개념은 1920년대부터 등장하였습니다. 하이파이(Hi-Fi,High Fidelity)란 고충실도를 의미하며 인간의 가청영역을 충실하게 왜곡 없이 재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이파이 매니아들은 음악감상에 있어 왜곡과 노이즈가 없는 순수한 본래의 원음을 추구하며 최상의 음질을 추구합니다. 시스템 구성에 있어서도 일체형이 아닌 소스기기 + 앰프 + 패시브 스피커라는 분리형 조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C-FI란 단어 자체는 중의적이며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진은 B&W 800 D3 스피커와 매킨토시 제품입니다. 사진에 나온 제품의 판매가격을 모두 더하면 2억원이 넘어가는 하이엔드 시스템입니다. 소스기로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MB50과 SACD플레이어인 MCD55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스기로 PC를 추가하면 PC로 하는 하이파이, PC-FI가 될까요? 아닙니다. 하이파이 시스템의 소스 중 하나가 PC가 되는 거고 PC가 주가 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PC-FI라 함은 PC 사용을 핵심으로 하며 PC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최상의 음질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왜 PC-FI를 할까요?
PC-FI란 용어는 2000년대 후반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PC-FI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입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네트워크 스트리밍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한 2021년에 PC가 편리하다는 말은 크게 다가오진 않을 것 같네요.
이 당시엔 고음질의 음악 감상을 원하는 하이파이 마니아들은 CD를 듣고 고음질의 음악 파일을 USB 스틱에 저장해서 앰프로 재생했습니다. 국내 점유율 1위인 멜론의 고음원 재생 서비스인 멜론 Hi-Fi는 한참이 지난 2017년에 출시되었어요.
음악 플레이어 푸바2000에 스킨을 적용한 모습
PC는 음원의 수집과 라이브러리 편집이 쉽습니다. CD를 리핑하고 고음질 음원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음원을 쉽게 모을 수 있고 조금만 부지런하다면 음악 플레이어에 스킨까지 적용하여 보는 즐거움까지 곁듯인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PC를 음악을 재생하는 원천, 즉 소스기기 중 하나라고 보면 음악 재생만을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다보니 약점(PC자체의 소음과 진동, 지터, 화이트 노이즈 등)이 많지만 이에 주목하게 된 건 편의성 때문입니다.
또한 PC보급율 70%가 넘어가는 우리나라에선 책상 위에 대부분 PC와 모니터가 있고 스피커만 추가하면 쉽게 입문할 수 있어 접근성이 낮다는 것도 있습니다.
3. PC파이의 구성
같은 PC파이라도 그 형태는 다양합니다.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액티브 스피커를 사용하는경우 PC와 바로 연결하면 되며 앰프가 내장되어 있지 않아 앰프가 필요한 패시브 스피커를 사용하는 경우 PC -> 앰프 -> 스피커로 사용하고 DAC를 추가하여 PC -> DAC -> 앰프 -> 스피커로 사용합니다.
● PC -> 액티브 스피커
● PC -> 앰프 -> 패시브 스피커
● PC -> DAC -> 앰프 -> 패시브 스피커
4. PC와 스피커를 연결하는 방법
PC와 스피커를 연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PC에 어떤 단자가 있는지 보고 연결하려고 하는 하이파이 기기(액티브 스피커나 DAC, 앰프)에 어떤 단자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공통되는 단자가 있다면 그 단자에 맞는 케이블을 연결하면 됩니다.
사진은 클립쉬의 더 파이브라고 하는 액티브 스피커의 뒷면입니다. 좌측 상단에 HDMI 단자가 있네요. 거의 모든 PC는 HDMI단자를 가지고 있으니 HDMI케이블로 PC와 연결하면 됩니다. 다른 단자는 어떤게 있는지 볼까요?
HDMI단자 밑에 아날로그 입/출력 단자가 있습니다. 순서대로 RCA케이블이라고도 하는 인터커넥터 케이블 단자, 3.5mm AUX단자, 서브우퍼 출력 단자가 있고 우측엔 디지털 입력단자로 옵티컬 단자, USB단자가 있습니다. PC에 3.5mm AUX단자나 옵티컬 단자, USB단자가 있다면 3.5mm AUX케이블이나 옵티컬 케이블, USB케이블로 이 스피커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5. PC와 스피커의 연결
클립쉬 더 파이브의 단자를 설명하면서 입력과 출력 단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입력(IN) 단자와 출력(OUT) 단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PC엔 사진과 같은 분홍색의 마이크 단자, 연두색의 헤드셋 단자가 있습니다. 헤드셋을 분홍색의 마이크 단자에 연결하면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두 단자 모두 동일한 3.5mm AUX단자인데 왜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요? 바로 분홍색은 입력 단자, 헤드셋은 출력 단자이기 때문입니다.
입력 단자는 오디오 신호를 받고 출력 단자는 오디오 신호를 보냅니다. 입/출력은 PC를 기준으로 합니다. 헤드셋 단자는 PC에서 헤드셋으로 오디오 신호를 보냅니다. 출력 단자네요. 마이크 단자는 마이크에서 보낸 오디오 신호를 PC로 받습니다. 입력 단자입니다.
노란 박스로 표시한 AUDIO OUT이라고 표시된 인터커넥터 단자가 보이시나요? 이 단자는 출력 단자입니다. 앰프에서 다른 기기로 소리를 보내는 단자이므로 여기에 PC나 DAC를 연결해도 PC와 DAC가 보내는 오디오 정보를 받지 못해 음악을 재생하지 못할 것입니다.
기기 간의 연결시 입력 단자인지, 출력 단자인지 확인하고 연결해야 합니다.
6. PC과 스피커를 연결하는 케이블
PC와 액티브 스피커, DAC, 앰프를 연결할 때에 주로 사용하는 케이블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오디오 케이블은 일반적으로 아날로그 케이블과 디지털 케이블로 분류합니다. 아날로그 케이블은 오디오 신호를 선형적인 파형으로 전달하고 디지털 케이블은 오디오 신호를 "0"과 "1"로 바꾸어 전송합니다. 이 구분에 대하여도 심도있게 들어가면 논쟁은 있으나 널리 통용되므로 이 분류를 따르겠습니다.
(1) 아날로그 케이블
1) 3.5mm AUX케이블
AUX란 Auxiliary audio connection의 줄임말로 보조 케이블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3.5mm AUX케이블은 1979년 소니 워크맨에 처음 적용되었으며 워크맨의 전설적인 히트로 대중화되면서 소형 음향기기와 이어폰, 헤드폰의 표준 케이블이 되었습니다.
케이블이 얇은만큼 단선과 꼬임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힘들고 길이가 길어지면 오디오 정보의 손실량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어 보조용으로만 사용하시는게 좋습니다.
2) 인터커넥터 케이블
1950년대부터 상용화된 오디오 케이블입니다. Radio Corporation of America라는 회사에서 개발하여 RCA케이블이라고도 합니다. 3.5mm AUX케이블보다 굵으며 오디오 정보의 손실량도 적어 하이파이 기기들을 연결할때 사용하는 언밸런스 케이블입니다.
언밸런스 케이블은 주로 가정용 음향기기를 연결할때 사용하는 케이블입니다. 1개의 동심과 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언밸런스 케이블은 길이가 길어질수록 노이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대 길이가 6미터가 넘지 않는게 좋습니다. 사실 이 정도 길이면 가정에선 충분합니다.
밸런스 케이블은 + 동심과 - 동심, 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이즈에 매우 강하여 프로 오디오나 야외 무대에서 사용합니다.
3) Y 스테레오 케이블
한쪽은 3.5mm AUX단자, 반대편은 RCA단자로 되어있는 3.5mm to RCA케이블입니다. Y자 형태를 띄므로 Y 스테레오 케이블이라고 합니다.
3.5mm AUX단자를 쓰는 미니 오디오 기기와 RCA입력을 받는 하이파이 거치형 기기를 연결할때 사용합니다.
(2) 디지털 케이블
1) 광케이블(optical cable)
1980년대에 개발한광섬유(optical fiber) 더미로 이루어진 케이블입니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신호를 빛으로 전송합니다.
정상작동시 사진처럼 빛이 나므로 불량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참 별명이 많은 친구에요.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전송하기 위하여 소니와 필립스가 공동개발한 포맷이므로 광단자엔 S/PDIF(Sony/Philips Digital InterFace)라고 쓰여있기도 하고 광케이블 단자를 도시바에서 만들어 TOSLINK(Toshiba Link)라고도 표기되어 있기도 합니다.
단자의 형태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사진 좌측 케이블은 각 모양이고 우측 케이블은 원 모양입니다. 원 모양은 소형 미니기기, 각 모양은 가정용 거치형 기기에서 사용하니 구매시 광케이블 단자의 형태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판매시 각대각, 각대원 식으로 단자형태를 안내하며 가정용 하이파이 기기의 광단자는 각 형태의 광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2) USB케이블
USB(Universal Serial Bus, 범용 직렬 포트)는 컴퓨터와 주변기기간에 데이터 교환(데이터의 전송과 수신)을 하고 충전을 할 수 있는 포트입니다. 1990년대 초 각양각색인 PC포트의 일원화를 위해 인텔을 위시한 여러 개발업체가 참여하여 1996년 태어났고 빠르게 PC 인터페이스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컴퓨터에 다른 단자는 없더라도 HDMI단자와 USB A타입 단자는 존재합니다. 가정용 하이파이 기기의 USB단자는 보통 B타입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컴퓨터와 하이파이 기기(액티브 스피커, DAC, 앰프) 연결시 사진과 같은 USB A to B케이블(한쪽은 A타입 단자, 반대편은 B타입 단자로 되어있는 케이블)을 사용하며 10M 이하의 케이블을 사용하시는게 좋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USB 메모리와 헷갈리지 않으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이파이 기기의 스펙에 USB라고 되어있다면 USB 메모리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것일수도 있고 컴퓨터와 연결하는 USB B타입 단자가 있다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마란츠 ND8006이라고 하는 네트워크 CD플레이어의 스펙을 보시죠. 이 제품 전면엔 USB메모리 스틱을 꽂아 음악을 재생할 수 있고 후면엔 컴퓨터와 연결하는 USB B타입 단자가 있습니다. 파란색 네모 박스엔 각각 USB Audio (front)와 USB type B input for PC (back)라고 표기하여 혼동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USB메모리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PC-USB라고 표시하기도 합니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구매하려고 하는 기기의 전면과 뒷면 사진을 보고 어떤 단자가 있는지 확인하시는게 좋습니다.
지금까지 PC파이의 첫걸음, PC와 스피커를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갈수록 무더워지는 초여름, 실내에서 음악과 함께 시원한 여름 나시기 바랍니다.